한국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 복식 전종목을 석권했다.나경민(26·대교눈높이)―이경원(22·삼성전기) 조는 14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가오링(23)―후앙수이(21) 조를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복식 결승에서도 이동수(28)―유용성(28·이상 삼성전기) 조가 태국의 파니비사바스―테라위아타나 조를 2―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복식 이동수―유용성조가 세계랭킹 1위의 실력을 과시하며 손쉬운 승리를 챙긴데 비해 여자복식 우승 과정은 험난했다.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후앙난엔―양웨이 조를 물리치고 올라온 나경민―이경원 조의 투혼이 빛났다. 여자 대표팀 최고참 나경민은 8월 싱가포르오픈에서 다친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줄이려고 테이핑을 하고 나왔고 나경민과 2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경원도 선배의 투혼에 자극받은 듯 악착같이 코트를 뛰어다니며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가오링의 네트 플레이에 맞섰다. 1, 2세트는 모두 역전극이었다. 1세트에서 2―7까지 뒤졌지만 나경민의 강한 스매싱이 잇달아 성공, 내리 8득점하며 역전을 일궈냈고 2세트 역시 1―3으로 끌려갔지만 끈질긴 수비로 중국의 공세를 막아냈다.
1시간20분의 격전 끝에 마지막 포인트를 올려놓는 순간 나경민은 그대로 코트에 누워버렸고 이경원은 펄쩍 펄쩍 뛰며 승리를 자축했다. 남자 단식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노리던 이현일(20·한체대)은 인도네시아의 히다야트 타우픽에게 0―2로 석패, 은메달에 그쳤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은 이번에 금메달 2개를 예상했으나 7개중 4개를 휩쓸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남자단체와 복식은 16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고 여자복식도 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등 금메달 1개에 그쳤던 방콕아시안게임의 부진을 만회했다.
/부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