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에게 간질환이 여성보다 훨씬 위협적인 데에는 의학적으로 남성의 면역력이 더 약한 탓도 있지만 과음, 과로 등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만성 간염과 간암이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라고 생각해 상대적으로 알코올성 간질환을 가볍게 여기거나 제때 병원을 찾지않으면 치명적 결과를 낳게 된다"고 경고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매일 소주를 반병 이상씩 5년 넘게 마시는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이렇게 오래 술을 마시다 보면 먼저 알코올성 지방간이 발견된다.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 지방이 침착된 것으로 간 기능이 떨어진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이승환 교수는 "비만, 당뇨에 의한 단순한 지방간은 간에 상처를 주지 않아 원인만 제거하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지만 수년간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사람들은 지방간을 위시한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지속적인 음주는 간에 염증이 생기는 알코올성 간염, 간이 단단해져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알코올성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의 절반만 마셔도 간에 문제가 생긴다. 알코올 성분은 몸 속에서 수분에 담기는데 여성의 체내 수분 비율은 50∼60%로 남성의 70%보다 적고 술을 담지 못하는 지방 비율은 25%로 남성의 20%보다 높다. 또 알코올 분해효소도 남성의 4분의1밖에 안 된다. 경희의료원 신경정신과 장환일 교수는 "여성은 술을 마실 때 불안, 우울, 죄책감 등 정신병리가 더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남자보다 더 쉽게 중독에 빠진다"고 말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서구에선 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14잔 (독주일수록 잔의 크기가 작으므로 술의 종류와는 무관) 이내이면서 한번에 4잔 이내, 여성의 경우 일주일에 7잔 이내이면서 한번에 3잔 이내를 건강한 사교적 음주로 정의한다"며 "알코올 중독자를 만드는 폭음, 강권하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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