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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 청약통장 강남선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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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 청약통장 강남선 무용지물?

입력
200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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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에 소형 평형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강남지역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300만원짜리 청약통장을 갖고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소형평형 공급 가뭄에 콩나듯

13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올 서울 1∼9차 동시분양을 통해 강남권에 19개 단지 1,649가구가 공급됐으나 이중 청약통장 300만원짜리로 청약이 가능한 전용면적 25.7평이하 공급량은 366가구로 전체 물량의 22%에 불과했다. 또한 3,4,5,9차 이외에 다른 동시분양에서는 25.7평 이하 소형아파트 공급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강남지역에 대한 수요에 비해 소형아파트 공급물량이 줄면서 경쟁률만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 3차 동시분양에 선보인 삼성동 금호 28평형은 1가구 공급에 무려 805명이 청약했으며, 5차 동시분양의 방배동 현대3차 32평형은 12가구 분양에 무려 1만명이 넘게 몰렸다.

실수요자들의 강남지역 입성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300만원짜리 청약통장에 대한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작년 10차 동시분양부터 강남지역 소형평형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급속도로 높아졌다"며 "타지역에 비해 공급량이 적고, 분양가도 월등히 비싼 만큼 비(非)강남권 지역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서 청약부금 1순위 가입자는 16만9,584명, 청약예금(300만원) 1순위 가입자는 22만1,674명으로 모두 39만여명이 소형 평형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강남권에서 소형아파트 공급은 앞으로도 빠듯할 전망이다. 그나마 현재 이주중인 도곡주공저층 1차와 잠실주공4단지 두 곳에서 내년께 일반 분양분이 나올 전망이다. 도곡주공 1차는 27평형 500여가구가 내년 2월께 분양될 예정이고, 잠실주공4단지는 25, 33평형 일부가 분양될 계획이지만 가구수와 공급시기는 미정이다.

■원인은 유명무실 소형평형의무제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1998년 초 분양가를 전면 자율화하고, 재건축과 민영주택에 적용한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마다 중대형 공급에 주력해 소형 평형 아파트 공급 및 입주물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강남권 입주 아파트 중 소형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25평형(전용면적 18평)이하 17%, 32평형(전용면적 25.7평)이하가 29%로 낮아져 심각한 '전세대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작년 12월 300가구이상 짓는 재건축 및 민영주택 사업에 대해 총가구수의 20%이상을 25평형(전용면적 18평)이하로 짓도록 하는 소형평형의무비율을 부활시켰다.

하지만 방배동 소라, 논현동 양우아파트처럼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1대1'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가 고갈돼 강남권에서는 앞으로도 소형평형 공급물량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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