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제보나 실화를 극화한 재연 프로그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KBS와 MBC는 21일 가을철 프로그램 개편을 맞아 재연 프로그램 3∼4개를 더 준비중이다. 방송 중인 재연 프로그램은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됐던 실제사건을 재연한 MBC '타임머신'(사진), 법률적으로 모호한 사건을 극화해 변호사들의 판단을 들어보는 SBS '솔로몬의 선택' 등 10여 개.신설 프로그램 중 눈길을 끄는 것은 MBC가 26일 첫 방송할 '꿈꾸는 TV 33.3'(토 오후7시). 김국진 서민정의 진행으로 인생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잠과 꿈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연을 영상으로 재연한 뒤 해몽 전문가나 정신과 의사로부터 심리진단을 받는다. MBC는 이를 위해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 사연을 접수하고 있다.
27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아침드라마 '결혼이야기'(시간 미정)는 결혼에 얽힌 사연을 매주 1회씩 극화한다. 부부간의 갈등과 이혼 위기 등을 다뤄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과는 성격상 정반대 프로그램. 대역전문 배우들이 출연하는 다른 재연 프로그램과 달리 비교적 얼굴이 알려진 연기자들이 극중 역할을 맡는다. 역시 인터넷을 통해 소재를 공모중이다. 재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선 소재나 등장인물이 신선하다는 것. 남의 과일가게를 봐주다 판매이익을 몰래 챙긴 사람의 이야기(5일 '솔로몬의 선택') 등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소재들이 눈에 띈다. 한국예술 MTM 등 보조출연자 공급업체 소개로 배역을 맡은 연기자들의 투박한 연기도 인기비결의 하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시청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화면이 돌출될 위험이 높다는 것.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지난달 미스터리 사건을 극화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사후세계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선정적 화면이 많았다"며 '2002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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