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철강왕' 백영중(白永重·72) 패코스틸(Paco Steel)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8∼10일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세계한상(韓商)대회에 참석한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신용을 지키다 보니 결과가 좋아졌을 뿐"이라고 말했다.백 회장은 1999년 '전미 올해의 기업인상'을 수상했고, 자서전 '나는 정직과 성실로 미국을 정복했다'로 베스트셀러 저자 반열에도 올랐다.
평남 성천 출신인 그는 한국전쟁이 터지자 단신 월남, 군밤장수를 하며 연희대에 입학했다. 학비가 없어 중퇴한 뒤 흥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26살이던 56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오하이오주 공무원으로 일하다 로스앤젤레스의 조그만 철강회사로 옮긴 그는 철골을 전기용접으로 이은 'I빔'을 창안, 미국 철강계에 이름을 올렸다.
74년 아내와 함께 2대의 전화기로 '패코스틸'을 창업, 얇고 가벼우면서 강도는 훨씬 높은 '주름잡이 빔'을 개발했다. 현재 아칸소에 4만평 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는 패코스틸은 연간 1억5,000만달러의 매출로 미국 경량철골 판매 1위에 올라있다.
백 회장은 "넓은 미국 땅에서 주문 받은 제품을 제시간에 배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약속한 기일은 반드시 지켰다"며 "신뢰를 전하다 보니 사업도 성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한상(韓商)대회는 재외 중국기업인을 하나로 묶는 세계화상(華商)대회를 모델로 올해 처음 열렸다. 대회에는 강종욱 리퀴드메탈 테크놀로지 회장, 유영수 시스코 부사장, 한창우 (주)마루한 회장,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 등 500여명의 재외동포 기업인이 참가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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