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 K1소총을 휴대한 복면 강도가 침입, 현금 2,450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강도를 추격하던 직원과 주민 등 2명이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경찰과 군은 범행 직후 K1소총을 사용하는 인근 부대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현역 군인들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침입 및 범행
11일 오후 4시께 경기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 영북농협에 K1소총을 들고 군용 스키마스크를 한 남자 1명이 후문으로 침입, 천장에 실탄 1발을 발사했다. 범인은 공과금 납부창구에 앉아 있던 직원 조모(35·여)씨를 총기로 위협, 녹색 학생용 가방을 건네주며 "돈을 담아라"고 요구했다. 범인은 조씨가 머뭇거리자 창구 안에 들어와 있던 직원들에게 돈을 담을 것을 요구, 직원들이 현금 2,450만원을 가방에 담아 건네자 후문쪽으로 달아났다. 당시 농협 내부에는 직원 8명과 고객 6명이 있었으나 겁에 질려 구석에 모여 있었다.
■도주
범인은 농협 후문 앞에서 주민 조모(42)씨와 마주쳐 몸싸움을 벌이다 조씨가 휘두른 허리띠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당하자 실탄 2,3발을 난사, 이 중 한발이 조씨의 복부에 맞았다. 범인은 이어 농협직원 이모(45) 과장이 추격하며 쫓아오자 다시 실탄 2,3발을 발사, 이씨의 어깨에 총상을 입히고 연막수류탄을 던지며 추격을 따돌렸다. 범인은 인근에 미리 대기 중이던 흰색 EF쏘나타 승용차에 타고 있던 공범과 함께 43번 국도방향으로 달아났다. 공범은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군복과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며, 승용차는 위조 번호(1785)가 새겨진 종이로 번호판이 가려진 상태였다.
■수사
경찰은 범인이 휴대한 소총과 복면이 모두 군용이고 연막수류탄을 사용한 점, 승용차에 타고 있던 공범이 군복을 입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신고 등을 들어 현역 군인들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군헌병대와 함께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군경은 이날 낮 운천리에서 군인들로 보이는 2명이 흰색 쏘나타 차량을 타고 있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의 제보를 확보했다.
군경은 이에 따라 170∼175㎝의 키에 검정색 바지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용의자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한편, 범인들이 타고 달아난 차량을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특히 이들이 쏜 실탄이 6,7발 가량인 점으로 미뤄 수발의 실탄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범행을 막기 위해 인근 국도 등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포천=한창만기자 cmhan@hk.co.kr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 최근 은행 총기강도 사건일지
2001.12.11 대구 달서구 기업은행 성서공단지점 엽총 휴대 복면 강도 침입
12.21 대전 둔산동 기업은행 둔산지점 2인조 권총 강도 현금 수송차량 습격
2002.3.8 충남 서산시 해미면 복면 3인조 공기총 강도 현금수송 차량 습격
2002.3.9 서울 상봉동 한빛은행 중랑교지점 K-2 소총 휴대 3인조 강도 침입
3.12 전북 군산시 성산농협 총기휴대 복면 강도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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