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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나라당의 이해못할 언론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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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나라당의 이해못할 언론인식

입력
200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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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주천 의원의 '한국일보 성향 및 접근 방안'이란 문건은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오도된 언론관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한나라당은 얼마 전에도 방송사에 공문을 보내 이정연씨가 이회창 후보의 아들이라는 사실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 물의를 빚은 바 있다.언론을 통제하거나 조정, 유리한 보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언론의 성향을 자의적 잣대로 분석해 피아(彼我)를 가르고, 회사별로 접근 방법을 달리하겠다는 작전식 구상에서는 음험한 공작의 냄새가 난다.

한나라당은 문건이 당 차원에서 작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박 의원은 한국일보 업무국에 근무하다 미국으로 간 친구 서 모씨에게서 건네받았다고 발뺌했다.

문건의 전부가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지만,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신문사의 논조와 성향분석을 퇴사한 전직 업무직 사원이 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박 의원은 또 "전달받은 문건은 1부뿐이고 읽은 뒤 파기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무슨 이유로 특정 신문사의 성향과 접근 방안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우리는 한나라당에게 문건의 출처와 작성 경위를 정직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 사과와 관련자 문책 등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와 별도로 박 의원은 물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는 3선에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한나라당 중진이고, 이회창 후보 선거대책위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건이 노출된 회의에는 이 후보와 서청원 대표 등도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부정과 의미축소로 파문을 미봉하려 하지만 말고, 진상을 공개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한 뒤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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