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비노·반노 진영인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후단협) 회장 김영배 의원의 '국민경선 사기' 주장은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케 한다. 민주당 총재 권한대행을 지냈고, 국민경선 선관위원장을 맡았던 중진 의원의 입에서 헛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설화(舌禍)를 자초해 온 그의 평소 언동과 자질로 미뤄볼 때 무게를 두고 싶지 않지만, '적전(敵前)분열' 상태인 민주당의 현주소가 드러나 있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김 의원은 "왜 국민경선 후보를 주저 앉히려 하느냐"는 질문에 "사기 치지 말라, 국민참여 경선은 국민경선이 아니라, 후보들이 동원한 '참여 경선'이다"라고 막말을 토해냈다. 그리고 이 발언에 대한 노무현 후보 진영의 반박이 있자 "건드리지 말라, 모든 것을 까발려 버리겠다"고 응수했다. 시정잡배보다 못한 조폭 수준의 막말이다.
그는 집권당인 국민회의 시절 동교동계 송년 모임에서 "정권 재창출을 하지 못하면 도처에서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어설픈 속내'를 털어놓았다가 호된 비난을 받았다. 또 총재 권한대행 때인 김종필 총리 시절 특검법이 정치쟁점이 되자 이를 반대하면서 "김 총리는 김 총리고, 나는 나"라고 공조를 원천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가 결국은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설화를 몰고 다니는 정치인이지만, 그의 망언은 후단협의 기본 정서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처한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가 좌장으로 있는 후단협 소속 의원들마저 발끈하는 것을 보면 망언의 파장을 짐작할 만 하다. 김 의원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언동을 책임지는 게 그나마 마무리를 잘 하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