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일본인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76) 도쿄대 명예교수의 기막힌 인생유전에 일본 열도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는 9일 수상 소감에서 "중학생 때 찾아 온 소아마비가 내게 노벨상을 안겨 주었다"며 감회에 젖었다.오른팔에 남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고시바 교수는 선친을 따라 군인이 되고 싶은 꿈과 두번째 희망이었던 음악가의 길마저 포기해야 했다. 미군 부대에서 막노동을 하며 아버지 대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등 학창시절의 고난은 끊이지 않았다.
고교 시절 우연히 접한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책으로 인생을 다시 쓰게 됐다. 성적은 중간 정도였지만 이를 악물고 공부해 도쿄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과 형제들 뒷바라지 때문에 물리학과를 꼴찌로 졸업했다. 올 봄 그가 도쿄대 졸업식장에서 공개한 성적증명서에는 수 우 미 양 가 중 우가 2개, 양이 10개, 가가 4개였다.
미국 유학을 시작하면서는 오직 물리학만 생각했다. 그리고 전 생애에 걸친 연구 결과로 10년 연속 노벨상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 물리학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완벽한 인간상' '일본의 아인슈타인' 등 쏟아지는 찬사에 그는 "좋은 제자들이 있어 행복하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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