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항만 노조파업 사태가 법원의 중재로 파업 10일 만에 한 고비를 넘겼다.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8일 '태프트―하틀리법' 발동을 요청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노조측에 조업(하역 작업)을 재개할 것을 명령했다. 1만 500명의 항만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국제연안창고노조(ILWU)는 법원 결정에 따라 9일 오후까지 직장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직장복귀 명령은 17일 오후 5시까지 일주일 간 한시적으로 노조의 파업 태업 등을 금지한 것이어서 80일 간 냉각기를 가질 것을 규정한 태프트―하틀리법이 계속 적용될지 여부는 법원이 노사 양측을 참석시킨 가운데 16일 개최하는 청문회에서 판가름난다.
태프트―하틀리법은 1947년 국가비상사태 시 노동자들의 파업을 막기위해 제정된 것으로, 미국 대통령이 이를 근거로 노사분쟁에 개입한 것은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 법원에 이의 발동을 요청한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법원은 광부들이 잠정적으로 조업을 재개토록 판결했으나 카터 정부가 요구한 80일 간 냉각기 부여는 거부했다.
앞서 8일 ILWU측은 태프트―하틀리법 발동을 피하기 위해 노동부 중재단이 제시한 '30일 시한연장안'을 수용, 현장에 복귀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지난 10일 간 계속된 항만노조의 파업에 따른 미국 서부 지역 29개 항구 폐쇄로 하루 10억∼2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 총 피해액은 1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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