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무라이 눈썹을 연상시키는 굵고 진한 눈썹을 가진 민주당의 김영배 의원은 국회의원 치고 드물게 홈 페이지가 없다. 올 상반기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문 닫았다. 이메일 주소만 있을 뿐이다(goyb@assembly.go.kr) 김 의원은 현재 '반 노무현-JP-정몽준-이한동' 4자 연대운동의 좌장인데 앞으로도 당분간 홈 페이지를 다시 열 계획이 없다.왜 그럴까. 거침없이 의견을 토로하며, 때로 공격도 마다 않는 네티즌들과 부딪치느니 현실정치에 더 힘을 쏟으려는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 국민경선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국민경선을 안팎에 자랑했던 김 의원은 이제는 국민경선의 의의, 결과를 몽땅 부정하며 4자 연대를 위한 신당창당에 열중하고 있다. 사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창당전문가이다. 민주당 전신인 여러 당 창당에는 그의 손이 있었다.
그런데 그의 홈 페이지가 있었다면 네티즌들이 가만 있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철새'정치, '창당전문가'에 대해 항의가 벌어졌을 것이다. 격려의견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로부터 설렁탕 한 그릇도 대접받지 못했다"는 발언을 한 이후 김 의원이 인터넷에서 받은 비난을 생각하면 항의가 더 무성했을 법하다.
9일 느닷없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한승수 의원 홈 페이지(www.hanseungsoo.pe.kr/)의 자유게시판은 어제 오늘 대단히 시끄럽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이 정부를 대표하여 유엔총회의장을 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야당에 전격입당한 것은 양지만 좇는 '철새'정치라는 의견들이 거칠게 개진되어 있다. 격려의견은 소수이다.
한 의원의 페이지에서 실망스러운 것은 한 의원이 자신의 변신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점이다. 한 의원이 16대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민국당으로 옮겨 민국당 후보로 당선이 되고 이후 민국당을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남았었다는 사실을 기억 못할 유권자 없다. 그가 정치 입문 전 경제학을 가르쳤던 지식인임을 모르는 유권자 또한 없다. 유권자는 한 의원의 변신설명을 듣고자 한다.
요즘 민주당 홈 페이지(www.minjoo.or.kr)는 '대통령후보 노무현공식사이트'라고 되어 있다. 이 페이지에서는 민주당 잡음이 들리지 않는다. 4자 연대 소리도, 반노·비노의 소리도 없다. 홈 페이지로만 본다면 민주당은 노 후보가 완전히 평정하고 있다. 자, 인터넷을 현재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노 후보이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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