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중의 콩·옥수수 가공식품에 대한 유전자조작식품(GMO) 함유여부를 검사했다. 그 결과 28개 제품 중 두부 등 5개에서 GMO가 나왔다. 상품표시에는 없어 몰랐지만 우리는 그동안 유전자 조작옥수수와 콩식품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국제적으로 우리만큼 유전자 조작 식품을 많이 먹는 나라도 드물다. 안전성을 이유로 GMO에 대한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시장판매도 금하고 있는 EU에서는 이미 가공식품에서의 GMO잔류허용기준치가 거의 합의되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얼마 전 식약청은 국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유전자 조작 옥수수 라운드업 레디 콘과 MON 810 두 종류를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식약청은 생산 회사의 자료만 보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더욱이 '미국 정부도, 유럽도 안전하다고 허가하였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유럽은 안전성 문제로 허가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고, 미 식약청도 안전하다고 허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유전자 조작과 관련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미국 과학자에 의해 최근 밝혀졌다. 미식약청이 해당기업에 보낸 편지에 따르면, "몬산토가 자발적 자문과정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안전하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한 책임은 모두 몬산토에 있다"고 적혀 있다.
미식약청은 유전자 조작 농산물 안전성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한국정부는 모르고 있는지, 무시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 식약청의 발표에 대해 일부 미국·유럽의 과학자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수입국인 한국정부가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유전자 조작 농산물과 가공품 홍수 속에서 다국적 기업의 모르모트가 되고 있다. 정부는 표시기준을 논하기 이전에 식품 원료에 유전자가 조작된 농산물이 있으면 그 사실을 표시하여 소비자가 알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재옥 소비자시민의 모임 회장 www.cacp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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