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자민련, 정몽준(鄭夢準) 의원 신당,이한동(李漢東) 전 총리간 4자 연합이 구체화하면서 장애물들도 드러나고 있다.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신당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다. 후단협은 모든 세력의 균등 참여를 주장한다. 언뜻 보기에 명분 있는 얘기지만 여기에선 크게 두 가지 정치적 함의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MJ 신당이 유력 대통령후보를 갖고 있는 데서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후단협이 모든 정파 중 가장 많은 의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신당의 당권 경쟁 등에서 '우월적 지위'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속셈이다. "민주당의 정통성을 신당에서 부분적으로라도 주장하려면 어느 정파의 우산 밑으로도 들어가지 않고 균등하게 참여하는 방식을 밀어 붙여야 한다"는 논리도 나온다.
이에 비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입지 확보 수단은 '선(先) 자민련교섭단체 구성, 후(後) 신당 창당'론이다. JP가 섣불리 신당 창당을 받아들이면 한나라당에 기울어 있는 의원들이 이탈해 JP의 발언권이 더욱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JP로서는 일단 교섭단체의 틀 안에 자민련 의원들을 묶어두고 후단협의 힘을 보강한 다음 이들의 정치적 수장 자격으로 정 의원의 킹메이커를 자임, 후일을 도모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몽준 의원측은 이 같은 양측의 속셈을 간파하고 "집단 제휴보다는 의원 개별 영입이 더 낫다"고 애드벌룬을 계속 띄우고 있다. 대선 후보만 갖고 있고 원내 힘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신당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가능한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복속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정 의원측은 후단협과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과 동시에 후단협에 참여하지 않은 민주당 내 친 MJ 의원들을 개별 접촉할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후단협과 자민련, 민국당 등에서 잇따라 정 의원 주변 인사들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정치적으로 미숙한 인사들이 정 의원을 오도하고 있어 신당 추진이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대통령후보 정몽준'을 입맛대로 리드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심이 느껴진다. 이유는 다르지만 박근혜(朴槿惠) 미래연합 대표측도 정 의원 진영의 모 핵심 인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신당의 대통령후보 선출 방식을 놓고서도 이한동 전 총리는 경선을 외치고 있지만 정 의원측은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정 의원측으로선 자칫 경선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선발주자의 기득권까지 뺏기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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