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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siad, 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이겨라" 애타는 母情에 젖먹던 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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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siad, 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이겨라" 애타는 母情에 젖먹던 힘까지…

입력
2002.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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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남 양산시 양산체육관. 레슬링 자유형 84㎏급 결승전에서 문의제(27·삼성생명)는 카자흐스탄 쿠루글리예프 마고메드에 1―2로 뒤진 채 연장전을 맞았다. 체력이 소진돼 정신력으로 버티는 상태였다. 지친 그의 귓전에 "힘내라"는 낯익은 충청도 억양의 응원 소리가 들려왔다. 힐끔 관중석을 쳐다봤다. 어머니였다. 화려한 몸짓으로 관중의 응원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힘을 얻은 그는 3―2로 통쾌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어머니의 힘이 한국의 금메달 행진을 끌고있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 때만해도 선수 어머니들은 집에서 조용히 자식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울고웃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경기장을 직접 찾아 다니며 '극성'응원을 하고있다.

응원방식도 다양하다. 관중을 독려해 응원을 주도하는 '응원단장형',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리는 '코치형'등.

문의제의 어머니 이영옥(60)씨는 대표적인 응원단장형이다. 이씨는 어김없이 관중석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문의제가 감기몸살에 시달려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경기 내내 고전하자 이씨가 나섰다.

목청껏 응원하면서 관중의 응원을 유도했다. 목소리가 크고 몸 동작이 화려한 그의 응원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씨는 "아들이 '내가 지고 있는데 왜 춤까지 추느냐'고 묻더라"며 "그래도 내 응원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형제 레슬링 메달리스트 김인섭(29·삼성생명), 정섭(27·삼성생명)의 어머니 최위선(49)씨는 냉철한 코치형이다. 경기 초반에는 묵주를 돌리며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지만 승부처가 오면 "천천히 해라", "빨리 움직여", "배를 바닥에 꼭 붙여" 등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다. 두 형제가 경기모습을 계속 지켜봤기 때문에 전문가 수준의 안목을 갖고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 많은 선수 어머니들은 아직도 경기장에서 기도를 하거나, 함성을 지르는 평범한 응원을 하지만 뜨거운 애정이 자식들에게 전달되면서 메달색깔이 바뀌는 것이다.

선수단 관계자는 "선수 어머니들의 적극적인 응원이 큰 힘이 되고있다"며 "덕분에 금메달 행진에 가속이 붙고있다"며 기뻐했다.

/부산=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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