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닷컴 열풍을 주도했지만 이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버린 중소형 인터넷 사이트들이 회생하고 있다. 매년 사상 최고의 취업난 기록을 갱신하는 채용시장의 '덕'을 보고 있는 인터넷 채용정보 제공업체와 수익모델 다양화에 성공한 여성 포털사이트들이 그 주인공. 게임, 영화, 만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판매업체도 흑자 인터넷 사이트 반열에 올라섰다.
이들 '돈 되는' 인터넷 사이트의 공통점은 네티즌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콘텐츠 개발. 홈페이지를 열어놓고 무료 콘텐츠를 제공, 광고 수익만 바라보던 적자 사이트들에 비해 흑자 사이트들은 '꿩 잡는 매'격의 유료 콘텐츠로 정면승부를 걸고 있다.
▶취업난 속의 나홀로 희망가,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대기업들이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주로 채택하다보니 신문광고보다는 채용정보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고, 다반사로 벌어지는 해고와 이직 등 새로운 직장문화 덕분에 소수의 경력직 모집을 의뢰하는 기업들이 폭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용을 아예 채용 사이트에 일임하는 기업까지 등장했다. 이에 힘입어 채용 사이트들은 기업회원에게 회비를 받기 시작했고 동시에 흑자를 내고 있다.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2000년 12월 전면 유료화로 전환해 200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2000년 10월 오픈과 동시에 유료화를 시작한 스카우트(www.scout.co.kr)도 만년 흑자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올해 월 평균 매출 1억8,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는 헬로잡(www.hellojob.com)은 지난해보다 1.7배 늘어난 매월 3,600만∼4,500만원의 순익을 내고 있다. 이밖에도 잡코리아(www.jobkorea.co.kr), 잡이스(www.jobis.co.kr) 등 사이트 개설 2∼3년차의 업체들도 알토란 같은 수익구조를 구축했다.
▶긴터널 빠져나온 여성 포털사이트
'선영아 사랑해'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마이클럽(www.miclub.com)이 2000년 상반기 문을 연 이후 수많은 후발 여성 포털들이 생겨났지만 수익모델 부재와 경기침체 등으로 초창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올들어 여성만을 위한 이색 콘텐츠를 개발한 중대형 사이트를 중심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2000년 11월 문을 연 팟찌닷컴(www.patzzi.com)은 지난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다 올초부터 매달 소규모(7월말 현재 누적 3억원)나마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총 11억원이던 매출도 7월 말 현재 12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최관용 실장은 "벨소리, 아바타 등 유망 제휴사업이 확대되고 있어 수익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먼플러스닷컴(www.womenplus.com)은 1999년 오픈한 이래 코스메틱랜드, 지엔느 등과 통합하며 본격 여성포털로 자리매김했지만 초창기 회원수는 15만∼20만명에 불과했다. 현재 회원은 팟찌닷컴과 비슷한 100만명이고 7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재미있는 사이트는 돈된다
만화, 게임, 영화, 음식 등과 관련된 중소형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들도 흑자대열에 합류했다. 만화가 박봉성씨의 작품을 올려놓은 봉성닷컴(www.bongseong.com)은 80∼90년대 풍미했던 박씨의 작품에 향수를 느끼는 30∼40대 마니아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24시간 동안 만화를 보는데 1,000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하루 300여명의 만화광들이 꾸준히 드나든다.
포커게임 전문사이트 세븐포커(www.7pocker.com)는 창업 1년5개월만인 올 1월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세븐오디' 게임에 이어 4월 '하이로' 게임을 선보인 뒤로는 회원이 급증, 현재는 유·무료 회원을 통틀어 20만명을 확보했다. 올 예상매출은 8억원.
케이블TV방송 푸드채널이 운영하는 홈페이지(www.foodtv.co.kr)는 지난해 11월부터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이익률 70∼80%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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