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기 편하고 듣기 즐거운 우리말 이름이 얼마나 좋습니까."한글학회가 9일 개최하는 '열째 온겨레 한말글이름 큰잔치'에서 으뜸상을 받는 차명오(44·전남 나주 다도중 국어교사·사진)씨는 우리말 예찬론자이다.
7년 전 동료 교사 남준길(41)씨의 큰딸 이름을 '이랑'으로 지어준 차씨는 "남 교사가 농업지도교사인 점을 생각해 농경 정신은 물론 남과 더불어 사는 그의 마음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남이랑'으로 지었다"며 "울림닿소리만을 써서 쉽게 부르고 맑게 들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말 이랑은 고랑과 둔덕이 합해진 것으로 음과 양이 함께 만나 조화롭다"며 "글로 써 놓고 봐도 좌우 중심이 잘 잡힌다"고 부연했다.
자신의 세 딸 이름도 순 우리말인 '차분히' '차온히' '차진'으로 지은 차씨는 "순 우리말 이름이 생소하고 어색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면서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말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차씨는 또 "요즘에는 너무 쉽게 우리말로 이름을 지어 가끔 어색한 이름도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말로 지은 이름에도 한자어 만큼 삶의 방향과 가훈 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겨레 한말글 이름 큰잔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연세대 사회교육원 배우리 교수는 "이랑양의 이름에는 우리 얼·말·글의 정신과 우리 말·글에 대한 사랑이 가득해 으뜸상을 주게 됐다"면서 "성과 이름이 조화를 이루고 부르기에도 어색하지 않도록 잘 지으면 순 우리말 이름이 얼마나 좋은지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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