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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발렌타인" 마스터 블렌더 로버트 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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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발렌타인" 마스터 블렌더 로버트 힉스

입력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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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핵심인 원액은 생산되는 고장과 숙성방법, 생산연도 등에 따라 맛과 향 뿐 아니라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17년산 위스키라도 가격이 각각인 것은 이 같은 원액의 차이에 따른 것입니다."발렌타인 위스키를 생산하는 영국 얼라이드 도멕(AD)사의 마스터 블렌더 로버트 힉스(57·사진)씨는 최근 국내에서 일고 있는 위스키가격 거품논쟁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는 "업체마다 한국에서 17년 이상의 고급 위스키를 저렴한 가격에 잇따라 출시하는 것은 대량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AD사는 최고의 원액을 엄선해 100년 가까운 블렌딩 기술로 빚어내기 때문에 비쌀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위스키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에서도 5∼6명에 불과한 마스터 블렌더의 한 사람으로 AD사에서 발렌타인 등 위스키 블렌딩에만 32년을 보냈다. 마스터 블렌더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의 그레인위스키(각종 곡물이 원료)와 강하지만 은근한 맛의 몰트위스키(보리가 원료)를 알맞게 배합해 부드럽고 은은한 맛의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어내는 책임자. 그는 전세계에서 발렌타인 위스키 맛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지난해 한국시장을 겨냥해 '발렌타인마스터스'를 직접 만든 주인공. 마스터스는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돼 대부분 국내에서 팔리는 한국인을 위한 위스키. 2∼3차례 한국을 방문해 식습관과 음식문화 등을 연구하고 국내 현지법인인 진로발렌타인스와 5∼6번의 의견교환 끝에 마스터스를 탄생시켰다.

마스터스에 들어간 원액만 45가지로 신제품에 그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갔다 해서 브랜드도 그의 직책인 '마스터블랜더'에서 따왔다.

AD사의 덤바튼 공장에는 3만5,000리터짜리 원액통만 100개가 넘는다. 그는 이 통의 원액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생산되는 3년 이상된 원액의 맛과 향을 모두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그는 "현재시판되고 있는 발렌타인 30년산은 적어도 1970년대에 마스터 블렌더 머리 속에 그려졌던 맛"이라며"30년이 지난 2030년에도 그 맛과 향을 유지하는 데는 컴퓨터보다 후각과 미각을 기억하고 있는 머리가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덤바튼(스코틀랜드)=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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