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가 또 한번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8월29일부터 EBS에서 불교철학 강의 '도올, 인도를 만나다'(목·금 오후10시·사진)를 진행하는 그가 4일 방송에서 남녀 성기를 일컫는 'X대가리' 'OO' 같은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한 것. 인터넷 게시판에는 방송 직후부터 커다란 논란이 벌어졌고 급기야 EBS는 이날 방송분에 대한 인터넷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5일부터 중단했다.4일 방송분은 불교의 무소유 철학에 대한 강의. 9월30일 경기 고양시 일산구 여래사에서 도올이 강의한 대중법회를 녹화했다. 주요 내용은 평생을 옷 한 벌로 지낸 고승 춘성 스님(1891∼1977)의 무소유 철학. 춘성은 불경 '화엄경'을 거꾸로 외웠을 정도로 불교교리에 해박하면서도 걸쭉한 입담으로 욕쟁이 스님으로 유명한 걸승이었다.
도올은 춘성 스님의 무소유 철학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파출소에 잡혀온 춘성 스님에게 경찰이 물었다. '당신 주소가 뭐요?' 그러자 춘성은 '우리 엄마 OO다'라고 대답했다. 경찰이 또 물었다. '본적은 어디요?' '우리 아버지 X대가리이다'." 도올은 이후 춘성이 이 같은 육두문자를 쓰게 된 배경을 무소유 철학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 7일 현재 1,000여 건의 글이 EBS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데 대부분 "지상파 방송에서 육두문자가 거침없이 나오는 것이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kkh07050)은 "도올 선생님, 다른 것은 다 동의해도 이것만은 못하겠습니다. 그런 스님이 득도한 스님으로 존경받는 것이 불교의 현실이라면 그런 불교는 사양하겠습니다. 음담패설은 음담패설일 뿐입니다"라고 분개했다.
그러나 다른 네티즌(mccartney1)은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춘성 스님이 돌았구나 싶었지만 도올 선생님의 깊은 의미를 들으니 육두문자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린 마음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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