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만 좋다면 이깠 게 무슨 걱정입네까."지난달 28일 부산에 도착한 북한 미녀 응원단이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녹초가 되고 있다. 버스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통에 멀미에 시달리는 응원단원이 속출하고, 피로 누적으로 쓰러지는 단원까지 생겨나고 있다. 북한의 경우 지하철이나 무궤도 전차를 주로 이용하다 보니 버스를 탈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 응원단이 머물고 있는 만경봉-92호에는 멀미약, 링거액 등이 급히 공급됐고, 응원 일정도 대폭 축소됐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응원단원에게 이번 아시안게임 응원일정은 사실 다소 무리다. 19시간의 항해 끝에 28일 새벽 부산 다대포항에 도착한 응원단은 쉴 틈도 없이 매일 서너 경기의 응원일정을 소화했다.
대회 초반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응원에 나서는 것이 보통. 식사는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또 경기 내내 구호, 박수, 노래 등으로 체력을 소진하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올 즈음 대부분 축 늘어진다.
특히 마산, 창원, 울산 등지에서 열리는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버스로 2시간 가까이 이동을 하면서 멀미에 시달리는 응원단원이 늘어나, 귀 밑에 멀미약을 붙인 응원단원도 눈에 띄었다.
급기야 3일에는 금정체육관에서 북한 농구팀을 응원하던 여자 단원이 심장이 아프다고 호소해 긴급 진찰을 받았고, 4일 소프트볼 경기가 열린 구덕운동장에서는 일부 단원이 탈진해 응원 도중 버스로 돌아갔다.
한 응원단원은 "계속된 응원사업으로 피곤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아시안게임 보안 관계자는 "피로를 호소하며 링거 주사를 요청해 100개를 반입했고, 멀미약 무좀약 등도 공급했다"며 "4일부터는 응원 일정이 절반 정도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북측 응원단 관계자는 "피로가 누적돼 응원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아직 심각한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부산=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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