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단백질이 뇌를 보호하는 순기능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사진) 교수는 "뇌 신경세포에서 작용하는 시누클레인 단백질이 평상시에는 뇌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하지만 뇌 속에 흥분독(毒)이 형성되면 치매성 질병을 유발하는 이중적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약리학회가 발행하는 '파마콜로지컬 리뷰(Pharmacological Review)' 9월호에 실렸고, 실험생물학 저널인 '파세브(FASEB)' 10월호에도 실릴 예정이다.
시누클레인 단백질이 특히 파킨슨병의 발병과 진행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1997년부터 알려졌다.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신경세포질에 이 단백질이 뭉쳐 반점(루이소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루이소체가 질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시누클레인 단백질은 뇌 속 산소가 부족하거나 글루탐산 같은 흥분 독이 나타날 때 뇌세포를 보호, 발병을 막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뇌세포에 대한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뇌세포 보호를 위해 시누클레인이 과다 발현되면서 오히려 파킨슨병과 치매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 교수는 "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현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 연구된다면 파킨슨병 등을 예방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