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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고위급회담 결과/北·美, 核·미사일 입장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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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고위급회담 결과/北·美, 核·미사일 입장차 확인

입력
2002.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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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은 핵 사찰과 미사일 개발 및 수출, 재래식 전력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인식차를 확인하고 이를 풀어가기 위해 후속 회담을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그러나 후속 대화를 위한 구체적 일정은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2박3일 간의 방북을 마치고 서울에 온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5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대량살상무기(WMD),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수출, 재래식 전력의 위협, 인권 유린, 극심한 인도주의적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깊은 우려를 전달했고 북한에게 이 같은 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며 "북한이 우려 사안 해결을 위해 포괄적인 노력에 나설 경우 북미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회담은 향후 대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선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관계가 상당한 줄다리기를 거친 뒤에야 전망이 서는 '소걸음식'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강경했던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북미 양측의 솔직하고 진지한 의견 교환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입장차도 확인했다"며 "그러나 중요한 점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의견 일치가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설명으로 볼 때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입장을 좁히거나 어떤 합의를 이끌어낸 것 같지는 않다. 켈리 차관보의 성명도 미국의 강경한 자세를 암시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요구에 대한 북측 반응에 대한 평가나 후속회담 일정을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 회견장에 나타난 정부 당국자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첫 술에 배부르겠느냐"면서 "중요한 현안 해결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달라"고 강조했다.

■후속대화 전망

켈리 차관보는 향후 일정과 관련, "워싱턴에 돌아가 회담 결과를 보고하고 대북정책조정 감독그룹(TCOG)회의를 통해 한·미·일 협의를 거친 뒤 추후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후속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미 대표단이 인식차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원칙을 강조한 것은 적어도 북한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만큼은 확인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백학순(白鶴淳)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은 서로입장을 타진하는 탐색전 성격의 예비회담에 불과하다"며 "북한의 대화의지가 확인된 만큼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후속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측의 태도

미국의 요구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우려'에 대해 타협과 협상할 의지를 보여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 관련 합의 준수나 미사일 시험 발사 2003년 이후 계속 유예 등 북일정상회담 때 밝힌 것 보다 내용적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북일정상회담 등과는 달리 대미회담에선 파격을 배제하고 정공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 나선 면면이나 의전도 조심스러운 북한의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총 4차례의 회담에서 북측은 처음 김계관(金桂寬)외무성 부상, 그 다음 김 부상보다 서열이 위인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을 차례로 내세웠다. 마지막으로 권력 서열 2위인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만남은 켈리 차관보가 부시 대통령의 특사라는 점을 감안한 의전적 배려로 보인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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