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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특구에 먹구름/개방의지·신뢰도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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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특구에 먹구름/개방의지·신뢰도 큰 타격

입력
2002.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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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빈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이 4일 중국 당국에 연행됨에 따라 북한이 의욕적으로 내놓은 신의주 특구 개발 프로젝트가 출발부터 큰 타격을 입었다.楊 장관의 연행은 신의주 특구의 대외 신뢰도를 실추시켰고, 나아가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에 대한 국제적 평가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신의주 진출을 타진 중이던 한국과 외국 기업들은 벌써부터 움츠러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뉴스가 전해지자마자 楊 장관 연행 이유와 전망을 묻는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개인의 비리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특구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楊 장관을 연행했다면, 신의주 특구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진다. 특구가 단둥(丹東) 등 동북 3성 지역을 배후로 개발되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당국의 지지가 없는 특구의 성공은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의주 특구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인다. 신의주 특구는 북한 개혁·개방의 상징물로 국제사회에 각인된 데다, 북한도 보도기관을 통해 내부에 특구 개발방침과 楊 장관 임명 사실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당분간 楊 장관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유보할 게 유력하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북한이 자체 인사검증 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노출한 측면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수뇌부가 내부적으로 楊 장관의 발탁과정에 대한 책임 문제를 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楊 장관과 신의주 특구에 대한 중국측 입장이 분명해지면 외자유치를 견인할 새 장관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즉흥적 발언과 비리 혐의 등으로 신뢰가 추락한 楊 장관에게 계속 특구를 맡길 수는 없고, 그렇다고 북한 당국이 직접 경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새 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는 楊 장관의 전철을 교훈 삼아 충분한 내부 검토를 거치고 중국 당국의 입장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신의주 특구 개발계획의 차질로 북한이 현대측과 추진중인 개성 특구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는 점이다. 북측은 경제개혁조치의 대외신인도를 지속시키기 위해 개성공단의 특구화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楊 장관 연행이 북·중 간에 특구에 대한 의견 조율의 기회로 작용, 특구 개발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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