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계열사인 SK텔레콤 지분 11.9%와 SK증권 지분 19.8%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 또 두산그룹은 (주)두산과 오리콤 지분 18.8%와 20.4%에 대해 각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공정거래위원회는 출자총액 한도를 초과한 9개 기업집단 소속 34개 계열사에게 의결권 제한 대상 주식을 자율적으로 정해 공시하도록 한 결과, 이들이 보유한 150개사 지분(취득가 기준 2조9,000억원)이 의결권 행사 금지대상으로 정해졌다고 3일 밝혔다. 이 가운데 계열사는 58개사( 2조7,000억원)이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의결권 제한조치에 따라 SK그룹은 공개기업 중 SK건설과 SKC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26.9% 가운데 19.8%, SK(주)와 SK글로벌이 보유한 SK텔레콤 지분 30.1% 가운데 11.9%, SK케미컬과 SKC, SK건설이 갖고 있는 SK글로벌 지분 10.3%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돼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됐다.
두산그룹도 두산건설이 보유한 (주)두산 지분 28.4% 가운데 18.8%, 두산건설과 삼화왕관이 보유한 오리콤 지분 20.4%에 대해 의결권행사가 금지됐다.
삼성그룹은 의결권 금지가 실질적 의미를 갖는 공개회사는 하나도 없으며 규모도 소액에 그쳤고, LG그룹도 공개회사 중 LG투자증권(0.6%)과 데이콤(0.2%)을 제외하면 모두 규모가 작거나 비공개회사들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5.6%, 현대상선과 엘리베이터가 보유한 현대정보기술 지분 4.7%와 현대종합상사 지분 3.2%에 대해 의결권행사가 금지됐다.
그 밖에 한진그룹이 중공업(2.9%), 해운(1.3%) 등을,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8.5%를 비롯해 금호종금과 금호산업을, 동부그룹이 동부제강 지분 5.6% 등을 의결권제한 대상으로 공시했다.
지분율 50% 이상이 의결권을 제한받는 회사도 LG 1개(LG에너지), SK 5개(SK해운, IACC, 위즈위드코리아, 베넥스인터내셔널, 베스케어), 금호 2개(금호개발, 금호생명), 두산 1개(두산기업) 등 9개이나, 모두 비공개기업이다.
그러나 정부가 의결권제한대상 주식을 기업 스스로 선택하게 함에 따라 의결권 제한을 받는 150개 회사 중 공개기업은 29개에 불과해 실제 의결권 제한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 출자총액제한제도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에 대해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다른 회사에 출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2000년4월 제도가 부활돼 올 4월1일 첫 적용됐다. 대상 기업은 당초 30대 그룹에서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올해 공기업 포함 19개)으로 축소됐다. 한도초과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제한 명령이 내려지고, 해당 기업은 명령을 받은 지 10일 이내에 의결권 제한대상 주식을 결정해 공정위에 통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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