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밀매조직 10개파 조직원 224명이 검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이들이 지난 2년 동안 국내에 밀반입한 중국산 히로뽕 48㎏(판매가 2,000억원 상당)은 16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엄청난 양으로 국내 마약수사 사상 최대규모다. 검찰은 "이번 수사 성과로 국내 마약조직이 대부분 노출돼 마약 유입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적발조직 및 범죄혐의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정선태·鄭善太 부장검사)는 9개월간의 검·경 공조수사 결과 히로뽕 밀수·밀매조직 10개파 224명을 적발, '설일남파'총책 설일남(55)씨 등 16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기소, 57명을 수배하는 한편, 중국산 히로뽕 8㎏을 압수했다고 3일 밝혔다.
적발된 '우현식파' 등 밀수조직 5개파와 '김재호·윤주종파' 등 밀매조직 5개파는 2000년 10월∼올해 5월 중국제 히로뽕 48㎏을 밀반입, 이중 16.2㎏을 전국 도·소매책 등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중국 공안부와의 공조수사를 통해 밀매총책 우현식(중국 거주)씨 등의 검거와 신병인도를 추진하는 한편, 인적사항이 확인된 판매책 등 600여명의 신병을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중국제 마약유통 실태
이번에 적발된 5개 밀수조직도 모두 하얼빈, 선양(瀋陽), 다롄(大連), 웨이하이(威海), 칭타오(淸島) 등에 제조공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산 마약의 밀반입이 급증하는 것은 재중동포 등 배달인력 수급이 쉬운데다, 국내산보다 훨씬 큰 5∼10배의 차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히로뽕을 선박이나 항공편으로 밀수한 뒤 재중동포 등의 '환치기'계좌를 통해 대금을 송금받는 등 거래방식도 지능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밀매조직 역시 직거래 방식에서 차명계좌를 통한 거래와 퀵서비스, 택배, 고속버스 등을 이용한 간접 배달수법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계좌추적 통한 밀매루트 첫 확인
검찰은 이번에 자금추적 수사기법을 도입해 마약 밀수·밀매루트를 처음으로 밝혀내는 개가를 올렸다. 올해 2월 검거된 히로뽕 공급사범으로부터 마약밀매 계좌 10여개를 확보한 데 이어 4월부터는 자금추적 전담팀을 구성, 본격 추적에 들어가 하부조직원에서 총책에 이르는 밀매조직 계보를 파악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속칭 '망원(내부 정보원)'을 통한 수사에 주로 의존해 왔었다.
검찰 관계자는 "공급량 감소로 이미 히로뽕 가격이 두배 이상 상승했다"며 "추가수사가 끝나면 1회 투약분 가격이 30만원까지 치솟아 히로뽕 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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