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의 남자농구 남북맞대결은 승패보다 남의 골리앗센터 서장훈(207㎝)과 북의 인간장대 리명훈(235㎝)의 정면충돌에 관심이 쏠렸다. 서장훈이 자신보다 28㎝나 큰 거인 리명훈을 어떻게 공략할지 설왕설래했지만 코트의 지존은 한명뿐이었다. 서장훈은 36분을 뛰며 22점을 넣고 리바운드를 14개나 잡아내 14득점 3리바운드에 그친 리명훈을 압도했다. 서장훈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리명훈을 밀착마크했고 골밑을 내줬을때에는 김주성과 협력수비로 좀처럼 득점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그렇지만 미국프로농구(NBA)진출설까지 나돌았던 리명훈의 높이만큼은 서장훈의 간담을 서늘케 할 정도였다. 2쿼터 1분55초에 드디어 서장훈과 리명훈이 1대1로 맞섰다. 탱크 처럼 돌파를 시도하던 서장훈은 리명훈 앞에서 몸을 뒤로 빼며 점프슛했으나 인간장대의 블록슛에 걸리고 말았다. 경기직후 서장훈은 "블록슛을 당하리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리명훈은 생각한 것보다 휠씬 컸다"며 "팔을 휘두를 땐 얼굴을 맞을까봐 조심했다"고 말했다. 리명훈은 기력이 쇠약해진듯 예전의 명성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간혹 고공플레이를 선보여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2쿼터후반 박천종의 엘리웁패스를 받아 골로 연결시키는가 하면 경기종료 11초전에는 노마크찬스에서 림이 부서질듯한 슬램덩크슛을 터뜨렸다.
그러나 서장훈은 시종 리명훈을 압도했다. 한층 빠른 몸놀림과 페인트모션을 써가며 다양한 골밑슛과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부산=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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