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예술과 극단의 과학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끝에서 함께 만납니다."파블로 벤투라(42) 스위스 벤투라무용단장과 양현승(梁玄承·49) KAIST 전자전산학과 교수가 4일 오후7시 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움직임, 춤, 기술'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30일 개막한 '서울세계무용축제'참석차 방한한 벤투라 단장은 스페인 출신으로 1986년 무용단을 창단했고 96년부터 캐나다 시몬프레저대학이 개발하고 세계적 무용가 머스 커닝햄이 시험한 안무컴퓨터'라이프 폼(Life Form)'을 활용, 기계공학과 무용을 결합한 혁신적인 안무를 선보여 왔다.
벤투라 단장은 "관습적인 고전 발레에 한계를 느껴 나만의 동작을 찾아보려 했다"며"컴퓨터를 통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혁신적 움직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벤투라 무용단의 '라이프 폼'을 활용한 무용은 목, 팔, 다리 등 신체 각 부위별로 컴퓨터가 무작위 선정한 동작을 조합, 인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단적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는 "단원들이 인간적 동작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며"동작이 지나치게 도발적이어서 몸이 부러질 정도"라고 했다.
양 교수는 지난해 4월 사람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고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는 인공 로봇'아미(AMI)'를 만들어낸 장본인. 아미가 보다 인간다운 동작을 구현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양 교수는 4일 이같은 첨단 이론들이 어떻게 기술과 예술에 접목될 수 있는 지 강연할 예정이다. 양 교수는 "아미가 보다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하기 위해 인간의 감성에 가까운 예술, 그 중에서도 다이내믹한 무용을 선택했다"며 "감성적 기술과 이성적 예술의 접합, 즉 '아트 앤 사이언스'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5∼6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는 벤투라무용단의 공연 '존(Zone)'에는 산업용 로봇이 출연해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추고 그 동작을 바탕으로 구축한 컴퓨터 입체영상이 무대장치가 된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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