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수덕사의 암자인 정혜사 안에 있는 관음보살좌상이 한국 근대 최초의 조각가인 정관(井觀) 김복진(金復鎭·1901∼1940)의 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불교문화산업기획단 이사인 윤범모 경원대 미대 교수는 미술잡지 '아트인컬쳐' 10월호에 집필한 '김복진의 관음보살상 발굴기'에서 "최근 수덕사 덕숭총림 방장인 원담(76) 스님의 증언을 통해 정혜사 관음전에 모셔져 있는 관음보살좌상(1939년작·사진)의 작가가 바로 일제시대 최고의 조각가인 정관 선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홉살 때 출가,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덕사를 지켜온 원담 스님은 관음보살상 불사(佛事) 과정과 작가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석고로 만들어진 관세음보살좌상은 105㎝ 높이로 정병(淨甁)이 달린 길다란 연꽃 줄기를 잡고 있다.
정관은 1925년 도쿄(東京)미술학교 조각과를 졸업한 한국 근대 조소예술의 선구자로, 미술평론가 문예운동가 언론인 등으로 활동하다 39세에 요절했다. 문학평론가 팔봉(八峰) 김기진(金基鎭·1903∼1985)이 그의 동생이다.
50여 점 정도로 추측되는 정관의 작품은 대부분 한국전쟁 동안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계룡산 소림원의 석고 미륵불상(1935년)이 남아 있지만, 이미 화재로 소실된 금산사 미륵전 본존상을 스케치하기 위한 모형작품에 불과한 것이어서 정혜사 관음보살좌상은 사실상 완성품으로 남아 있는 그의 유일한 작품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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