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 경제는 5%대 후반의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신 정부 출범 및 국정 이양에 따른 정치적 공백, 2004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권의 다툼 등 비경제적 요인들에 의해 성장력이 잠식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최근 경제동향과 2003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사태 등으로 대외 여건 불안이 예상되지만 내년 국내 실질 경제성장률은 5.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보고서는 그러나 "대선 이후 정권 말기 정부가 중장기 정책보다 응급 처방과 단기 성과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아 정책 혼선이 우려된다"며 "신 정부 출범 이후에는 국정 이양에 따른 공백, 과거청산을 둘러싼 논란, 2004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권의 다툼 등이 효율적인 경제 정책 추진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특히 부동산 가격 급등과 시중의 과잉 유동성에다 대선, 총선 등 선거 분위기를 틈타 내년 상반기에 공공요금 등 서비스 가격까지 오르면서 내년 소비자 물가가 올해(2.9%)보다 높은 3.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위협할 요인으로 미국경제의 재침체 세계 정보통신(IT) 산업의 회복 지연 국제금융시장 불안 증대 유가 불안 국내 부동산 거품 붕괴 및 가계 부실화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경기 성장세를 주도해온 민간 소비가 내년에 가계차입 확대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7.2%)보다 낮은 5.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소비 확대에 따른 소비재 수입 증가, 해외여행 등 무역외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올해 47억7,000만달러에서 19억1,000만달러 수준으로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는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연평균 8%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환율은 달러당 평균 1,150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는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정치권은 당리당략보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