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李正淵)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면서 과연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이 수사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해 결국 결론없이 끝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은 펄쩍 뛰는 분위기다. 3일 검찰 고위관계자는 "아직도 수사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며 "결과를 두고 보라"고 말해 이 같은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병적기록표 위·변조 여부
검찰은 병무청 관계자들과 종로구청 병사계 직원을 포함한 병적기록 작성 관련자들을 무더기 소환했으나 결정적인 위·변조 단서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은 가나 "관행, 또는 단순실수"라는 참고인들의 말을 뒤집을 만한 물증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은 더 이상의 의혹을 제기할만한 건도 없어 사실상 수사가 끝난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녹음테이프 진위여부
김대업(金大業)씨 녹음테이프는 사실상의 유일한 물증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끌어왔다. 특히 1차 감정에서 "목소리 주인 규명은 불가능하나 조작이나 편집 흔적은 없었다"는 애매한 결론이 내려진 상태라 김씨가 지난 8월말 제출한 2차 '원본'테이프 감정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었다. 하지만 2차 테이프 녹음시점이 2001년 이후인 것으로 드러난데 이어 음질도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도 '판독불능' 결론이 나오리라는 관측이 대세다.
그러나 추가 제출된 모 방송국의 김도술씨 인터뷰 자료와 2차 테이프간 공통단어가 15개 이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 의외의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대책회의 및 계좌추적
이 부분 역시 김길부(金吉夫) 전 병무청장 등이 대책회의를 부인하는 등으로 인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춘천병원 실무진이 "정연씨 신검부표 파기과정에 윗선 지시가 있었다"고 하는 등 일부 엇갈리는 진술에 대해 끈질긴 확인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계좌추적 부분에 대해 검찰은 "상당 정도 추적은 이뤄졌으나 일정상 관련자 소환 등의 후속절차가 미처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해 결론을 내리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사전망 및 변수
일단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에 있을 2차 테이프 감정결과에 따라 수사 결론의 큰 윤곽이 그려질 전망이다. 이밖에 김대업씨의 추가폭로 여부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김씨는 이날 "다음 주말쯤 이수연(李秀淵)씨 병역비리 물증이 담긴 녹음테이프 공개를 검토하는 등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말했으나 그 신빙성은 판단키 어렵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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