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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siad,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역경딛고 일군 값진 "두 金"-세팍타크로 태국 꺾고 사상 첫 金… 럭비7인제 소외딛고 2연패

입력
200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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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를 개간하는 개척자의 심정으로 피와 땀, 눈물로 엮어낸 금메달이기에 그들에겐 월드컵 4강보다 더욱 값진 금메달이었다. 더욱이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꿋꿋히 견뎌내며 음지에서 얻어낸 금메달이기에 세팍타크로와 럭비의 우승은 올림픽 금메달 못지 않는 쾌거다.■세팍타크로

1일 남자 서클경기서 종주국 태국을 꺾고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쥔 세팍타크로는 등록선수가 800명에 불과할 정도로 철저히 소외된 종목이다.

말레이시아어 세팍(발로차다)과 태국어 타크로(볼)의 합성어인 세팍타크로는 87년 국내에 소개돼 90년 베이징대회부터 출전했으나 98방콕대회 남자 서클 5위가 최고성적이었다. 선수들은 전용경기장도 없이 학교체육관을 전전하며 2년을 하루같이 단내가 나도록 훈련을 했다.

더구나 12명의 선수중 6명만이 정식 국가대표로 인정돼 훈련비 등을 지원받았고 나머지 6명은 협회가 자체 선발해 뒷바라지를 하는 등 축구를 비롯한 인기종목에 비해 형편없는 대우를 감내했다.

서클경기는 지름 7m의 원안에서 선수 5명이 서로 패스를 주고 받을 때 마다 포인트를 얻는 경기로 예선은 10분, 본선은 10분씩 3라운드로 치러진다. 한국은 이날 5,781점을 기록, 태국(5,723점)을 물리쳤다. 배종률 협회사무차장은 "한발을 들고 한발로 차는 동작으로 10분간 3라운드를 치르려면 마라톤에 버금가는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다. 악조건을 딛고 결실을 일궈낸 선수들이 한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부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가위차기 오른손을 땅에 대고 두 다리를 쫙 벌려서 하늘에서 내리꽂듯이 공을 차는 기술. 높이 올라있는 발끝을 머리쪽으로 꼿꼿이 세워야 한다. 몸이 공중에 뜬 상태에서 두 발을 모으지 않고 공격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럭비

한국럭비대표팀이 1일 대만을 꺾고 7인제 2연패(連覇)를 달성한 것은 오기로 일궈낸 것이다.98년 방콕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아시아 최강 일본을 꺾고 7인제·15인제 동시 석권의 기적을 일으킨 대표팀이지만 상황은 4년 전보다 비관적이었다. 세대교체에 실패, 성해경 용환명 백인성 등 주전 대부분이 30대에 접어들었고 비인기 종목의 소외감은 여전해 한국럭비는 방콕대회 이후 일본과의 15인제 경기서 5연패(連敗)하는 등 극도의 침체에 빠졌다. 올들어 열린 두 차례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더블스코어로 지는등 일본망령에 시달렸다.

신화 창조의 유일한 원동력은 선수들의 오기였다. '더 이상 일본에게 질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진 선수들은 8월말 부터 강원 태백선수촌에서 산악구보 등 매일 8시간의 혹독한 체력훈련을 이겨내며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일본을 이기겠다는 생각을 못하게끔 해주겠다는 일본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선수들은 더욱 분기탱천했다.

선수들의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13일 일본과의 15인제 대결이 남아있기 때문. 일본과의 준결승서 역전 트라이를 성공시켰던 유민석(29·한국전력)은 "15인제에서도 일본을 꺾고 올해 두차례 참패를 설욕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민준기(50) 대표팀 감독 역시 "일본에 참패했던 지난 15인제 월드컵예선때보다 선수들의 체력과 조직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연속 2관왕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울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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