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공개되는 기업들의 '3분기 수확량(실적) 발표'가 무기력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미국 등 세계경기 침체로 3분기 실적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지만,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올 때는 최소한 쓰러진 증시에 '영양제' 역할은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실적 악화 전망이 늘어나면서 이미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10월 3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을 기록하면 증시에 뜻밖의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3분기실적 모멘텀 기대는 난망
최근 미국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낮춰지는데다 세계 경기도 불투명해 일단은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 미국 기업실적 조사업체 '퍼스트 콜'에 따르면 S& P 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전년동기 대비 월별 순이익 증감률이 7월 16.6%에서 8월 12.5%, 9월 8.5%로 3분기 내내 실적전망이 하향조정됐다. 그만큼 3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뜻.
국내 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동원증권이 주요 상장·등록 100개 기업의 3분기 실적을 추정한 결과, 3분기 평균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185% 증가하지만 올 2분기에 비해서는 15.9%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만큼 기업들의 순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동원증권 관계자는 "실제 뚜껑을 열어 봐야 하겠지만 3분기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주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외의 실적, 호재 전망도
국내 대표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좋게 나올 경우 증시에 호재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해외 변수 등 워낙 악재가 많은 증시 여건이기 때문에 실적이 예상치 정도로만 나와도 즉각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뜻. 우리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10월엔 악재에 둔감한 반면 호재에는 민감한 장세가 될 것"이라며 "3분기 국내 기업 실적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조한 실적이 예상됐던 LG화학이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8% 늘어났다고 잠정 집계를 발표하자 약세 장속에서도 주가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증권사들의 주요 업종 대표 기업 3분기 실적 전망도 예상외의 실적 효과를 점치게 한다.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추정은 다소 엇갈리는 상태. 굿모닝신한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1조7,586억원으로 예상, 2분기 1조8,709억원보다 6%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7.3%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동원증권은 1조9,196억원으로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원증권 김성인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제 실적이 2분기와 비슷하거나 또는 소폭 상승만 해도 증시에 훌륭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 대한 예상외의 실적 호전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투증권은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이 상반기 영업이익인 6,016억원을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인상과 생산량 증가 등으로 8월 영업이익률이 상반기 11.1%보다 두배 이상 높은 22.6%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 통신대표주 SK텔레콤의 실적도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2.3%(SK증권) 증가, 예상외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대표주 현대자동차 역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 예상치가 56.8%(굿모닝신한증권)와 86.3%(SK증권)로 나타났다.
굿모닝신한증권 심용재 기업분석부장은 "외부 변수가 좋지 않고 3분기 실적도 큰 기대를 하기 힘든 만큼 기업 실적이 강한 상승 계기가 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요 업종내 대표기업의 실적이 양호하게 발표된다면 단기적으로 증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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