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유해발굴 현장에서 다량 발견된 탄두가 어린이들의 사인(死因)과 관련 있을까.유해를 감식한 경북대 법의학팀이 두개골의 구멍은 "총탄에 의한 것이 아닌 것 같다"고 판정했지만 총기에 의한 사망가능성이 여전히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현장에 나타난 정황들 때문. 유해발굴 현장 부근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실탄과 탄두, 탄피는 모두 80여점. 모두 반경 20m내에서 발견됐고 2점은 유해 속에서 나왔다. 특히 발굴된 5구의 유해 중 1구의 두개골에는 총알이 관통한 듯한 구멍이 왼쪽 관자놀이에서 오른쪽 귀 위 부분으로 이어져 있었다.
유해발굴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50∼3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점에 3만평 규모의 각종 군사격장이 위치, 현역과 예비군들이 공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사격훈련을 했다는 사실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군부대측은 "총을 쏘는 각도와 해발 100∼200m의 사격장 뒤편 능선 등을 고려할 때 탄환이 유해발굴 현장까지 날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총탄이 표적지 뒤편의 암반에 맞고 유해현장까지 충분히 이를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소년들이 총으로 살해됐다"는 제보가 30일 수사본부에 접수돼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찰은 이날 군부대측에 당시 사격장의 정확한 위치와 면적, 총기사고에 따른 사상자 유무, 사격장 운영방식, 민간인출입통제 등에 관한 자료를 공식 요청하는 등 총기 오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수사본부 안팎에서는 실제 군부대 총기오발사고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총기오발사고로 5명의 어린이가 한꺼번에 숨졌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1,2명이 사망한 뒤 사건은폐를 위해 나머지 어린이들을 사살했을 것이라는 설도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랬겠느냐"는 최대의 의문점을 풀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냥꾼 등이 우발적으로 오발사고를 낸 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나머지 어린이들을 살해했거나 범인이 알 수 없는 이유에서 어린이들을 총기 등으로 살해한 뒤 와룡산에 유기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