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도가 열리는 구덕체육관에는 운명의 한일대결이 기다린다. 지난해까지 추성훈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대표를 지낸 아키야마 요시히로(26)가 안동진(24·경남도청)과 나란히 81㎏급에 출전한다. 둘은 조가 달라 결승에 올라야만 맞대결이 가능하다. 아키야마는 우승 후보고 안동진은 대진운이 좋아 결승 진출이 무난할 전망이다.아키야마는 오사카 태생의 재일동포 4세로 아버지 추계이(52)씨도 1974년 재일동포로 전국체전에 나와 금메달을 따냈다.
아키야마는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98년 4월 부산시청에 입단했고 고국에서 꿈을 펴는 게 너무 기뻐 엄청난 훈련도 달게 받아냈다. 하지만 81㎏급에는 터줏대감 조인철(용인대 강사)이 버티고 있었고 종종 '판정에서 지는 일'이 발생, 눈물을 뿌려야 했다.
그는 지난해 2월 국가대표 2진에 발탁됐고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몽골 아시아선수권(4월)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그해 7월 조인철의 벽에 다시 막혀 독일 세계선수권 출전이 좌절됐다.
3개월 뒤 충남 전국체전에서 조인철을 꺾어 한을 푼 그는 같은 달 일본 실업팀 헤세 간사이에 입단하면서 일본에 귀화했다. 올 1월 일본대표로 선발된 그는 "나의 전부나 나름없는 유도를 계속하고 싶어 국적을 바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긴 머리를 짧게 깎고 11개월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아키야마는 "금메달을 따낸 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아키야마와 안동진의 상대전적은 2승2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부산=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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