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특별행정구의 무비자 입국이 출발부터 삐걱거렸다.서둘러 특구 개방을 추진하다 보니 중국측과 출입국 문제에 관해 완전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30일부터 무비자로 중국 단둥(丹東)시를 경유해 신의주로 갈 수 있다던 양빈(楊斌)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의 장담은 29일 오전 단둥과 선양(瀋陽) 등 중국 현지 분위기로 볼 때 어려운 일이었다. 단둥시 당국과 선양 북한 영사관측은 한결같이 "상부에서 연락받은 바 없다"며 무비자 입국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단둥국제여행사를 비롯한 중국 여행사들도 입국 문의를 받았으나 무비자 입국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단둥과 선양에서 신의주 입국을 기다리던 한국, 일본 등 각국 취재진 150여 명은 楊 장관의 선양 어우야(歐亞) 그룹 사무실로 신의주 입국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에 楊 장관이 이날 저녁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비자를 소지한 기자들에 한해 북한 비자를 직권으로 발급했다. 그는 회견에서 북·중간 협의가 안 끝나 전권을 맡은 내가 비자를 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둥에서 신의주행을 기다리던 내외신 기자들은 밤늦게 선양으로 달려가 비자를 받기도 했다.
결국 '30일부터 무비자 입국' 방침은 楊 장관이 발급한 비자를 지닌 기자들만의 입국으로 축소된 셈이고, 투자자 등 외국인의 신의주 방문은 북·중 당국간 협의가 시작되는 중국 건국기념일 연휴(10월 1∼7일) 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한 중국측 소식통은 "楊 장관이 발급한 직권 비자가 유효한지도 30일 단둥시 변경출입관리처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측이 그의 직권 비자를 인정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단둥시에는 1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중롄(中聯)호텔 등에서 진을 치고 대기했다. 그러나 취재 열기와는 달리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출장 온 북한인들과 단둥 주민들은 신의주 특구 개발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되겠느냐" "문제가 많을 것"이라며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일성(金日成) 배지를 단 한 북한인은 특구 개발 소식조차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단둥시는 아직 개발붐이 일지 않고 있으며, 일부 홍콩과 대만 투기꾼이 부동산을 사들였으나 가격은 아직 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양=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단둥=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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