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선 방어와 공격이 모두 가능한 펀드가 대안.'주식시장이 내우외환으로 거의 '빈사상태'에 빠져 들면서 투자자들은 우울하기만 하다. 증시가 워낙 무기력해 직접투자는 엄두가 나지 않고 그렇다고 간접투자 상품에 가입하려고 해도 망설여지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면 길은 있는 법.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는 주가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어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돈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 주가가 약세일 때 미리 가입해 두면 향후 주가 상승시 의외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관건은 어떤 상품을 고르냐에 있다. 대투증권 김창규 개인고객본부장은 "증시 변동성이 높은 만큼 손실을 방어하는 장치가 있으면서도 향후 주가가 호조를 보일 경우 수익을 따라갈 수 있는 펀드에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펀드들은 위험관리형 펀드와 성장형 펀드의 장점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게 특징. 즉 하락장에서는 로스컷(손절매) 등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고 주가가 올라갈 땐 성장형 펀드처럼 주식보유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른바 '양수겸장' 펀드인 셈.
대투증권의 '인베스트디펜스혼합펀드'는 주가가 하락할 때 분기별로 허용 손실 범위를 10% 수준으로 정해 운용하는 위험관리형 펀드다. 그러나 다른 상품과 달리 주식 편입 비율을 최대 60%까지 설정해 주가가 오를 때 수익추구는 성장형 펀드처럼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락위험은 제한하고 주가 상승시 이익도 염두에 둔 것.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한투증권의 '알파인1100전환펀드'도 비슷하다. 종가기준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100포인트 이상이 될 경우 주식을 모두 처분해 채권형으로 전환, 이익을 실현하고 아래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 15% 이하가 될 때 채권형으로 전환한다. 즉 손실보전 장치를 마련해 종합주가지수가 1,100포인트가 될 때 까지는 주가 상승의 이익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한 것.
현대투신이 이달 4일부터 판매한 '점프혼합펀드'도 마찬가지. 재무건전성이 뛰어난 기업 중 주가 하락폭이 큰 종목을 골라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낙폭과대주 펀드'다. 주가가 최근 1년간 50% 이상 하락한 종목 등을 기본적인 투자 대상으로 삼아 부채비율이나 주가수익비율(PER)이 우수한 종목에 선별 투자한다. 수익률 추구를 기본으로 하지만 위험 관리를 위해 종목별, 산업별로 분산 투자하고 로스컷 제도도 시행한다. 미래에셋투신의 '시스템 캡 안정혼합펀드'도 KOSPI200지수 수익률에 연동해 원금의 95%가 보전되도록 하면서 펀드 수익률 12% 이상이 될 때 까지는 채권형으로 전환하지 않고 주식 편입비중을 그대로 유지해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확보가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투신의 '멤버스95혼합펀드'와 제일투신의 '빅앤세이프컨버젼혼합펀드'도 같은 유형의 펀드들이다.
한투증권 최인규 상품기획팀장은 "약세장일수록 손실 보전 장치가 있는 펀드가 필수적"이라면서도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이에 따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능이 같이 첨부된 상품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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