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습네다." 28일 부산 다대포항에 도착한 북한응원단의 김순정(18·평양 금성대 2학년·사진)양은 취재진의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쑥스러운 듯 좀처럼 입을 열지 못했다.큰 눈망울이 돋보이는 동양적인 미모에 보라빛 한복을 곱게 차려 입어 시선을 모은 김양은 "다대포항에 닿기 전에 가슴이 두근거려 혼났다"면서 "남쪽 동포들의 환대에 기뻤고 어서 통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양출신으로 학생대표로 응원단에 선발된 김양은 노래가 전공. 아직 배우는 과정이라 무대에 서본 적은 없지만 만수대예술단에 들어가서 인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남자친구가 보고 싶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고 말한 김양은 취재진이 남한 남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묻자 "이제 막 와서 잘 모르겠다"면서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남한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김양은 "TV에서 세계축구선수권대회(월드컵) 남한―이탈리아전 경기를 지켜봤는데 남조선이 이겨서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양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해 "이기든 지든 무슨 상관있겠습네까. 남과 북이 만나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일 아니겠습네까"라며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기원했다.
/부산=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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