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봉 92호, 여기는 부산 파일럿. 조우시간 오전8시, 장소 생도 서방 2마일."28일 오전 북한 응원단을 태운 만경봉―92호의 입항을 유도하기 위해 도선사(導船士) 박영철(56·부산도선사협회장)씨가 교신한 첫 내용이다. 이날 오전8시께 부산 외항에 머물던 만경봉-92호에 승선, 1시간여 동안 다대포항으로 유도해 배를 안전하게 접안시킨 박씨는 "북측 손님을 무사히 안내하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도선사는 외국선박이 국내에 안전하게 입항할 수 있도록 해당선박을 타고 입항을 유도하는 전문가이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네다" 북한의 선장, 선원들과 인사를 나눈 박씨는 곧장 조타실로 이동, 선원들에게 방향을 지시하며 다대포항으로 향했다. 박씨는 "새벽부터 도선 동백섬호를 타고 다대포항의 수심과 안전시설을 체크하면서 안전 입항을 위해 어느때 보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만경봉호가 92년에 건조돼 최첨단은 아니었지만 국제여객선 규모에 뒤떨어지지 않았다"며 "특히 승무원들의 영어 실력은 유창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북한 선박에 오를 때 많이 긴장했지만 그들과 얘기하면서 역시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부산=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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