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산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오르내렸는데…."개구리소년이 실종됐던 1991년 당시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인근 향토사단에서 군복무 중 수색작업에 참여한 유모(32·회사원)씨는 27일 어린이들의 유골이 와룡산 중턱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유씨는 "당시 개구리소년 실종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사단 전체가 1년 내내 개구리소년을 찾기 위해 와룡산을 수색하는데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렇게 이잡듯 뒤졌는데도 발견 안됐던 것이 부대 코앞에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너무 어이없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실종 10여일이 지나 사단 차원에서 개구리소년 찾기 총동원령이 떨어졌고 사단 병력뿐만 아니라 예하 부대 병력까지 총동원돼 산을 뒤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유씨는 "거의 매일 전병력이 와룡산 수색작전에 동원돼 병사들이 해만 뜨면 와룡산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하고, "양팔간격으로 벌려 일렬로 선 채 탐침봉, 나무막대기 등을 들고 이곳 저곳을 쑤시고 다닌 기억이 난다"며 절대로 허술하게 수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부대에서 군복무를 했던 성모(33·사업)씨도 "개구리소년만 찾아내면 한달 휴가를 보내준다는 얘기가 있어 당시 병사들이 나름대로 열성적이었다"며 "와룡산이 수풀이 우거지거나 험한 산이 아니기 때문에 와룡산에서 자연사했었다면 당연히 그 때 발견됐을 것"이라며 경찰의 자연사 주장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씨는 또 "발견지점을 추정해보니 민가가 앞쪽에 자리하고 있는데다 험한 지형도 아니어서 초등학생이라 해도 길을 잃고 헤맬만한 곳이 아닌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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