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파업이 넉 달이 넘게 장기화하면서, 노사의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경희의료원 등은 최근 협상이 타결됐으나 가톨릭중앙의료원(여의도·강남·의정부 성모병원)과 목포가톨릭병원, 제주한라병원 등의 노조는 피곤한 장기파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찰투입으로 파업농성이 차단된 가톨릭중앙의료원 노조원 30여 명은 25일부터 명동성당에서 무기한 집단단식을 벌이고 있다.단식 중인 노조원들은 대부분 여성이며 천막 노숙투쟁으로 몸이 쇠약해진 상태여서 관련부처의 관심과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노조는 임금과 사학연금 부담금 문제 등을 놓고 파업에 돌입했으나, 협상다운 협상도 제대로 못한 채 파업이 장기화했고, 급기야 단식투쟁으로 비화하고 말았다. 파업 초기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한 노조도 파업장기화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병원은 필수 공익사업장이므로 직권중재에 회부되면 파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불법파업'이라는 병원 측 논리에 묻혀 사회적 관심을 끌지 못한 노조측 주장도 있다. 단식에 들어간 노조원들은 지금까지의 시각을 바꾸어 새로운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극단적 노사관계가 노조와 병원의 갈등 이전에, 노조와 권위주의적인 가톨릭의 대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사태해결을 위해 정진석 서울대교구 주교 면담을 요청했고, 교황청에 직접호소하기 위해 대표단을 출국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 노사 양측이 더 이상 권위주의적·감정적으로 대립하지 말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로 돌아와 사태를 해결하기 바란다. 또 지금껏 방관하다시피 해온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파업장기화의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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