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 특사 파견을 바라보는 미국과 일본의 언론은 각기 기대와 회의로 양분됐다. 언론들은 특사 파견이 북일 정상회담 등 최근의 북한 대외 정책 변화에서 기인됐다는 배경 분석에서는 비슷한 논조를 보였지만 북미대화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각을 제시했다.뉴욕타임스는 "이라크와 전쟁을 준비 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또 다른 '악의 축'국가인 북한과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일방적인 강성 외교를 펴지않는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고,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 등 경제개혁을 진행 중인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양해 하에 경제개혁을 원활히 추진할 기회를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온건파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대화 성사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신문은 미 행정부내에 '북한 회의론'이 여전하다고 전하면서 "이번 특사 파견에서 미국은 개방적인 태도로 대화를 시도하겠지만 아직 북한의 핵, 미사일, 재래식 무기에 관한 돌파구 마련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전했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북한은 미국의 압력을 누그러뜨리고 관계 개선의 계기를 어떻게든 붙잡으려는 생각이지만 부시 정권은 여전히 강경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중지 및 폐기, 재래식 전력 감소, 인권 상황 개선 등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북한측이 대폭 양보할 것인가 여부가 초점"이라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아사히(朝日)신문은 "특사파견은 이라크 문제의 파급을 두려워하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북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우려하는 미사일 발사실험의 유예 연장을 밝혔기 때문"이라며 추가적인 북한의 조치를 예상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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