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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인티파다 2년/보복 악순환 끝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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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인티파다 2년/보복 악순환 끝 안보인다

입력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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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무장봉기)가 시작된 지 30일로 2년을 맞는다.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 속에 "나라없는 민족의 정당한 독립운동"에서 "반인륜 테러"에 이르기까지 인티파다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평화를 촉구한다"는 목소리만 높을 뿐 사실상 국제사회의 방관 속에 무고한 시민들은 끝없는 공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피의 악순환

8월 초순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자폭 테러가 18일과 19일 6주 만에 다시 일어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군대를 동원, 팔레스타인 전역을 침공했다. 지난 2년 간 반복됐던 기습과 보복의 전형적인 수순이었다. 2000년 9월 이후 양측간 충돌로 발생한 사망자 규모는 이미 2,500명을 넘어섰다.

2년에 걸친 보복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1,900여 명을 헤아리는 희생자 가족들이 고통 속에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은 사실상 인간의 거주지역으로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피폐해졌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자살폭탄 테러의 공포로 이스라엘의 주수입원인 관광객은 급감했고 2000년 6%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0.5%로 곤두박칠쳤다.

▶방관자 미국

올들어 더욱 심해진 이-팔 갈등은 유일한 중재자였던 미국의 소극적인 자세가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통적으로 친 이스라엘 입장을 견지해 온 미국이 9·11 테러 이후 팔레스타인의 자폭 공격을 테러로 규정, 사실상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방관한 것이 유혈 사태를 더욱 악화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분석 기사에 따르면 재선을 위해 국내 친이스라엘 보수파를 의식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나치게 샤론 총리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과격파를 제거하면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이 평화협상에 보다 고분고분하게 나올 것이라는 강경파의 계산은 오히려 아랍권의 반미정서를 부추겨 사담 후세인 제거를 위한 대테러전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국제적 압력에 밀려 주기적으로 내놓는 미국의 중동 안정책은 결국 실천없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봉기는 계속된다

인티파다는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혼란 속에 오히려 입지를 굳히고 있는 하마스와 지하드 등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는 "이스라엘이 탄압을 계속하는 한 테러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의를 굽히지 않고 있다.

가자 지구의 심리학자 에야드 사라지는 "처절한 고통과 절망이 빚어낸 '죽음의 문화'가 오늘날 팔레스타인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현재의 자폭 공격 세대는 1차 인티파다를 보며 자란 세대였다. 다음 세대는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고 경고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인티파다(Intifada)란?

봉기, 반란, 각성 등의 의미를 가진 아랍어로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대규모 시위, 테러 등 각종 집단적 저항운동을 뜻한다. 1차 인티파다(1987∼93년) 이후 7년 만에 재개된 2차 인티파다는 2000년 9월 28일 아리엘 샤론 당시 이스라엘 리쿠드당 당수가 팔레스타인인들이 성지로 여기는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촉발돼 흔히 '알-아크사 인티파다'로 불린다.

■아라파트 앞날은…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 건물에 7일째 고립된 야세르 아라파트(72·사진) 수반은 여전히 "투항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순교자가 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은 그러나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내부로부터도 신임을 잃고 있어 향후 거취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는 1996년 실시된 대선에서 87%의 압도적 지지로 자치정부 수반에 선출됐으나 이제는 무장투쟁을 반대하는 그의 호소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자치정부의 부패와 비효율성 타파에도 실패함으로써 다수의 팔레스타인들조차 그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또 미국은 팔레스타인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고 이스라엘은 2001년 3월 아리엘 샤론이 총리에 오르면서 더욱 그를 옥죄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에게는 내년 1월 실시될 예정인 팔레스타인 대선과 총선이 가장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아라파트 수반은 아직 입후보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많은 관측통들이 그의 재출마를 점치고 있다. 그의 측근들은 그가 내년 선거에서 재선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그의 지지도는 최근 수 개월 새 급락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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