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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많은 産銀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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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많은 産銀대출

입력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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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현대상선에 4,900억원을 지원한 경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거래은행도 아닌 국책은행이 나서 거액의 '긴급 운영자금'을 대출해줬다는 점에서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산업은행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당시 현대 계열사들의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현대상선도 제2금융권의 채권 상환압박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며 긴급자금 지원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아무리 다급했다고 하더라도 대출규모나 절차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주거래은행(외환은행)을 제치고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에 나선 것부터 의문이다. 당시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총 여신규모는 2,600억원. 이런 기업에 기존 여신의 두 배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을 당좌대월(일종의 마이너스대출) 형태로 빌려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구나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도 "대출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할 정도의 거액을 빌려주면서 가장 기본적 절차인 신용위원회의 여신심사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채권은행으로서 대출금의 사용처 등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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