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가 아닌 사랑의 매였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프로선수의 머리를 방망이로 내리치는가." 프로야구계에 때아닌 사랑의 매 논란이 벌어졌다.발단은 지난달 17일 기아의 광주구장 훈련 중 발생한 체벌. 당시 4연패에 몰렸던 김성한 감독은 타격훈련을 하다가 자리를 이탈한 고참 포수 김지영의 머리를 배트로 3차례 가격했다. 김지영은 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충격 흡수장치가 없어 머리 윗부분이 터져 곧바로 구단 지정병원으로 후송돼 6바늘을 꿰맸다.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김지영은 한 달이 흐른 17일 목 통증 등을 호소하며 김 감독에게 억대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이를 거부했고 이후 양측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법적 소송까지 고려했던 김지영이 한발 물러선 데다 구단측도 조속한 수습을 원하고 있어 이번 사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 선수에게 체벌성 폭력을 가하는 것은 야구계의 관행. 김 감독이 "야구를 시작하던 어린 시절부터 선배들로부터 자주 받았던 애정표현"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하지만 성적이 연봉으로 연결돼 얼마든 다양한 방식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프로선수에게 그런 지도방식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기아 선수들은 "김 감독의 행위는 선수를 지도하기 위한 교육적인 행위"라며 두둔하고 나섰다. 기아로서는 이번 사태가 뜻하지 않은 악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이 분명하다면 고치고 넘어가는 것이 흐트러진 팀을 수습하는 첫 순서일 것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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