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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삶 살때 환경문제 풀립니다"/20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김영락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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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삶 살때 환경문제 풀립니다"/20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김영락 목사

입력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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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의 대표적 환경운동 조직인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10월 7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로 출발해 한국반핵반공해평화연구소, 한국교회환경연구소를 거쳐 97년 현재의 이름으로 재출범했다. 환경운동가 최 열씨가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분가해 만든 것이 지금의 환경운동연합이니 역사가 꽤 긴 셈이다. 그동안 온산공단 공해병 조사(83년), 한국 최초의 '반공해선언'(84년), 굴업도 핵폐기물 처분장 시위(95년), 동강댐 백지화 시위 등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고조시켰다.10년째 사무총장으로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영락(51) 목사를 만나 환경 문제에 대한 기독교계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서울대 원자력공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친 김 목사는 84년 장로회 신학대에 입학해 늦깎이로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93년 사무총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신앙 속에서 환경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했다.

"환경운동은 한마디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보전하고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우리의 후손을 위해 자연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그리고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회복하자는 것이 기본정신입니다."

김 목사는 최근 환경운동이 "이것은 하지 맙시다" 식의 실천수칙 위주에서 생태적 감수성을 고양시켜 인간의 심성 자체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꿔나가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위해 경기 고양시 벽제동에 개신교 수도공동체인 동광원의 땅 1,000평을 임대해 주말농장을 만들고 '생태적 영성'의 학습현장으로 꾸려가고 있다. 또 교회 담장을 허물고 나무 울타리를 세우거나 옥상에 나무를 심어 동산을 만드는 '교회를 푸르게' 운동, 먹거리부터 친환경적으로 바꿔나가자는 '생명밥상' 운동 등을 벌여나가고 있다.

그는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는 성경 구절처럼 자기 희생, 가난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종교인이야말로 환경운동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불편하게, 청빈하게 살 것을 강조하고 식사도 직접 재배한 오이 토마토 등 채식에 쌀가루를 날로 먹는 생식을 한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집기 대부분은 낡고 헐은 것이다. 그는 이렇게 조금씩 남들보다 불편하게 사는 일이 환경 보호에 한걸음 다가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신앙이 바르게 되면 몸이 바르게 되고, 몸이 바르게 되면 환경이 바르게 됩니다. 환경 문제는 결국 신앙, 가치관, 정신의 문제인 셈이지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정신을 실천하는 김 목사를 보면서 다른 한편으론 성장 위주로 나아가는 대형 교회의 모습이 떠올랐다. 김 목사는 "대형 교회들이 이기적인 성장만을 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교회가 환경 오염 시대에 대응하는 삶의 지표와 행동 양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20주년 기념행사는 10월 7일 서울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다. 운동 20년을 돌아보는 연극, 성찬식을 갖고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하나님과 사랑, 사람과 사람, 사람과 음악, 그리고 자연'이라는 주제로 조율 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실에 비치된 식사 기도문에는 '한 톨의 낱알에도 세상의 정성이 담겨 있으니 감사와 기쁨의 마음으로 먹게 하소서'라는 구절이 적혀 있다. "환경 문제는 물질만능주의에서 오는 것 아닐까요. 청빈하고 절제된, 그래서 단순한 삶, 즉 종교적 삶이 구현될 때 환경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이 땅도 에덴동산으로 변하게 되겠지요."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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