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중량급의 장성호(24·한국마사회)의 인상은 투기선수 같지 않다. 훤칠한 키, 균형잡힌 몸매, 선한 눈망울이 인상적인 마스크까지. 웬만한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가진 그가 한국선수단의 기수로 선정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때문에 유도계에서는 장성호를 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재엽(은퇴)과 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전기영(대표팀 코치)의 계보를 잇는 미남스타라고 부른다.하지만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둔 장성호의 마음은 그리 편해보이지 않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서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유도의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데다 개인적으로는 큰 대회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벗어나야 하기 때문. "유도는 순간에 승부가 결정됩니다. 잠시 방심하는 사이 상대가 허점을 노리고 들어오죠. 그 동안 국제대회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갓 스물을 넘긴 1999년 버밍엄 세계선수권 100㎏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이듬해 독일오픈을 제패, '벼락스타'가 됐던 장성호는 시드니올림픽서 무명의 알제리 선수에게 패배, 1회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지난해 동아시아대회와 올 오스트리아오픈서 잇따라 정상에 올라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번 대회서는 100㎏급과 무제한급에 출전해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최대 적수는 지난해 베이징 유니버시아드대회 결승전서 불의의 패배를 안겼던 스즈키 게이지와 이노우에 고세이(이상 일본). 우세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단조로운 경기운영 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에 자초한 패배였다. "섣부른 공격보다는 순간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치밀한 작전을 세웠습니다. 그 동안 비디오를 보고 연구를 해서 스즈키는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권성세 감독은 "경기 운영능력이 성숙해졌고 밭다리걸기, 허리 후리기 등 주특기를 더욱 세심하게 갈고 닦았기 때문에 이변만 없다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성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발판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정상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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