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사이의 '후보 단일화'가능 여부가 대선 정국의 핵심 포인트로 등장했다.정 의원은 24일 처음으로 후보 단일화를 겨냥한 전략적 발언을 했다. 또 노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민주당 내 비노(非盧)·반노(反盧) 진영의 단일화 압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 같은 기류가 단일화를 촉진하는 요인이기는 하지만 노 후보가 "끝까지 간다"며 강하게 반대, 단기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노 후보는 25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정치는 정책을 통한 가치 실현인 만큼 정책이 다르면 따로 가는 것"이라며 단일화 불가의 이유를 정책적 이질성에서 찾았다. 노 후보는 정 의원을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배''새롭게 재벌경제를 하겠다는 사람'으로 폄하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또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악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단일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10월, 11월의 지지율 변화 추이에 따라서는 후보 단일화 문제가 '반(反) 이회창'세력의 유일하고 절박한 과제로 등장할 수 있다.
노 후보가 10월 이후에도 노풍(盧風)의 재점화에 실패하면 정 의원으로의 단일화 압력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강도와 방식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단일화 논의에 가담하면 상황은 노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 반대로 정 의원이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지지율 급락 현상이 나타나면 민주당의 동요가 가라 앉으면서 정 의원에게 후보 포기 압력이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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