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구가 운영하는 서울 근교의 과수원에 다녀왔다. 과수원에서 배를 따고 있는 친구를 도와주려고 배나무에 다가갔다. 그런데 배를 씌운 신문지를 보는 순간 너무 당황했다. 온통 일본 신문지였기 때문이다.친구에게 "왜 한국 신문지가 아니라 일본 신문지냐" 고 물었더니 "일본 신문지는 질겨서 비에 잘 견디고 잘 터지지 않는다. 두께도 얇아서 씌우기 작업을 할 때 편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비싸지만 일제를 쓴다며 수입업자도 따로 있다고 했다.
신문은 한번 읽고 난 후에는 그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과수원 열매를 포장하는데 일본 신문지는 유용하게 사용되는 반면 한국신문지는 그렇지 못했다. 물론 우리의 종이제조 기술이 떨어져서라기 보다 종이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일본 신문지를 수입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무척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우승남·서울 노원구 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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