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의 농약 제조업체들이 연간 수백억∼수천억원의 '판매 사례비(리베이트)'를 농약 원가에 넣어 농민에게 부담을 떠넘겨 온 것으로 25일 밝혀졌다.농협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이인기(李仁基·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농약 유통 실태에 관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전체 농약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D, K, N, H사 등 국내 4대 업체가 평균 매출액의 16.8%를 판매 사례비로 농협과 판매상에 제공해 왔다. 연구자료가 대상으로 삼은 1999년의 국내 농약 시장 규모는 9,327억원, 4대 업체 매출액은 5,030억원이었으며 4대 업체는 이해에 846억원을 농협 등에 사례비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농약 업체들이 사례비를 기업 회계상 비용으로 분류하거나 매출 결손액으로 처리하는 대신 그 비용을 농약 원가에 집어 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농약 시장 규모는 1조1,300억원으로 늘어 났다"면서 "이런 리베이트 관행을 전체 농약 업계로 확대해 매출액의 16%만 리베이트로 제공된 것으로 보아도 업계의 총 사례비 규모는 1,9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이에 따른 농가 부담이 가구당 14만원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농가당 부채 증가액이 17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농약 업체의 리베이트가 농가 부채 악화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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