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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의주 실험"의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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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의주 실험"의 성공 조건

입력
200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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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경제특구 초대 행정장관에 네덜란드 국적의 화교 양빈 어우야 그룹회장이 임명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의주 실험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양빈 회장이 밝히는 특구 운영방안도 파격적이다. 우선 법무 책임자를 유럽인으로 임명하고, 절반이상을 외국인으로 한 15명의 임시 입법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외국 투자가들의 우려를 제도적으로 제거해 주겠다는 약속이다.또 "기존 북한주민 20만명을 이주시키고 북한과 중국 등의 젊고 기술력있는 50만명을 새로 정착시킬 것" 이라며 "북한 주민을 제외한 모든 입국자들에게 비자를 면제하겠다"고 말했다. 신의주가 북한과 철저히 차단된 가운데 굴러갈 것임을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이 외국인을 신의주 책임자에 임명한 것은 외국 투자가를 이른 시일내에 유치하고, 북한의 변화를 대내외에 적극 과시하기 위한 충격 요법이다.

우리는 신의주 실험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 경제난을 해소해 인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성원이 되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충고를 하고자 한다. 우선 북한은 신의주에 가장 좋은 조건의 투자를 할 수 있는 파트너가 바로 남한임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다음은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테러국가라는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대화와 관계개선이 급선무다. 미사일 발사실험은 2003년 이후까지 연장됐지만, 핵사찰과 대량살상무기(WMD) 등의 핵심사안에 대해서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북한이 체제유지와 경제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실정을 모르는바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에는 공짜가 없음도 알아야 한다. 북한이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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