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시장 예측보다는 오히려 자신만의 '필승' 투자기법이 중요합니다."증권 시스템매매 프로그램 개발 업체인 델타익스체인지의 김현섭(31·사진) 주식운용팀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개최한 각종 투자수익률대회에서 1위를 휩쓸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실전투자 '고수'로 통한다. 그는 지난해부터 한양·SK·한화증권의 실전투자대회 1위를 차지했고 올 6월 굿모닝신한증권이 개최한 '빅게임 투자수익률 대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했다. 천부적인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5차례에 걸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신화'를 만든 것. "모든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만능 투자기법'은 없다"고 잘라 말하는 김 팀장은 "자신의 투자패턴이 어느 장에서 수익을 냈고 어떤 상황에서 손해를 봤는지 경험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자신만의 수익모델을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정형화된 몇 개의 투자 기법을 바탕으로 매매시점을 결정하면 적절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원칙. 김 팀장도 '재료매매', '상한가 매매', '주포매매' 등 3∼4가지 투자기법을 반복하며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재료매매는 특정 기업에서 나올 만한 각종 재료들을 미리 알아보고, 선취매하는 방법. 실적시즌이 다가오면 실적 예상치를 미리 체크해 분할 매수하고, 몇 달 전 신문기사에 보도된 공급계약의 최종 성사여부를 알아보고 매매 타이밍을 잡는다. 주포매매는 기관과 외국인 등 대형 주도주의 시세를 끌고가는 투자주체들의 수급을 파악해 이들을 따라가는 방법이다.
"슬롯머신을 할 때 한 달 반 동안 게임을 하지 않고 기계들만 관찰합니다. 들어간 돈에 비해 나온 돈이 적은 몇 대의 기계를 찾아내고는 그 기계에만 집중 베팅하면 '대박'을 터뜨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죠." 김 팀장은 주식과 슬롯머신은 엄연히 다르지만 '확률 게임'의 논리는 비슷하다고 했다. 남들 하는대로 원칙 없이 시세를 좇아가거나 확실한 기법 없이 기분에 따라 은행돈까지 빌려 투자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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